
2025년 현재, 한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밸류업 정책’은 오히려 코스피 하락이라는 결과를 남겼습니다. 반면, 일본 증시는 5년 동안 30%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하며 외국인 투자 자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엔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있습니다. 그는 2020년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그 이후 닛케이 225 지수는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밸류업은 왜 실패했을까요? 그 답은 ‘지배구조’에 있었습니다.

1. 워런 버핏은 왜 일본에 대규모 투자를 했을까?
워런 버핏이 일본 증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20년 8월. 그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식을 각각 5% 이상 매입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왜 일본?”이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버핏은 일본 상사의 구조와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일본의 종합상사는 단순한 무역회사를 넘어, 대기업 계열의 지주회사이자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미쓰비시, 스미토모, 이토추 같은 상사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 전체를 전략적으로 운영합니다. 이들은 곡물·에너지·금속·기초소재 등 글로벌 거래의 핵심 축이자 일본 산업 경쟁력의 중심입니다. 버핏은 이 같은 ‘내재된 가치’에 주목했고, 일본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 확신했던 것입니다. 특히 그는 상사의 투자 지분을 매년 늘려 현재는 1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보유 중입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기업 공동 경영 파트너로서의 입지까지 구축해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2. 일본은 어떻게 지배구조 개선과 밸류업에 성공했나?
일본 정부는 단순히 주가 부양이 아닌, 기업 지배구조의 체질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 도쿄증권거래소: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0 미만인 기업에 대해 투자자 중심의 자본 효율성 제고 요구
- 일본 금융청: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하고 기관투자자에게 ROE 개선 압박
- 상장사 중복상장 해소: 2014년 9.7% → 2023년 6.6%로 하락
- 교차지분 구조 개선: 상장사 70% 이상이 상호출자 해소 계획 제출 (KPMG 자료)
또한 일본은 10년 가까이 기업 공시의 질을 개선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혁을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지수 상승’을 넘어, 기업과 시장 전반의 신뢰 회복이라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버핏의 투자는 단순한 저평가주 매수가 아니라, 이 같은 제도적 혁신과 신뢰 회복에 대한 장기 베팅이었습니다.

3. 한국은 왜 실패했나? '지배구조 개선 없는 밸류업'의 한계
한국도 2024년 2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정책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코스피는 오히려 2.84% 하락했습니다. 왜일까요? 가장 큰 차이는 지배구조 개선 의지의 부재입니다.
- 상장사 중복상장율 18.4%로 일본 대비 3배 이상
- 상호출자 제한은 일부 자산 상위 기업에만 적용
- 이사회 독립성 부족, 이사 선임 절차 불투명
- 주주 권익 보호보다 대주주 보호에 집중
밸류업 정책이라고 해도, 내부 지배구조와 시장 구조를 그대로 둔 채 PBR만 언급한 것은 표면적인 처방에 불과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실질적 변화’에 반응하지, 말뿐인 구호에 돈을 맡기지 않습니다. 최근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 밸류업은 마치 포장만 바꾼 구형 모델 같다”라고 평했습니다. 핵심 부품이 바뀌지 않으면 엔진이 도약할 수 없습니다.

4. 증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시스템이다
증시가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한 지수 움직임 이상입니다. 중산층 자산 증식, 기업 자본조달, 장기 투자 기반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미국 S&P500 지수는 지난 30년간 연평균 9.2% 상승했고, 미국 가계의 자산 중 주식 비중은 30% 이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는 실물자산(부동산) 편중을 줄이고, 금융시장을 신뢰할 수 있는 투자처로 만든 결과입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디플레이션 탈출과 함께 증시 신뢰 회복이 중산층 확대의 촉매제로 작용했고, 그 중심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개혁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영끌', '전세대출', '부동산 몰빵' 같은 단기적 자산 쏠림이 반복되고 있으며, 주식은 여전히 ‘출구 없는 미로’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5. 결론: 버핏은 말하지 않았다. 대신 행동으로 보여줬다
워런 버핏의 일본 투자는 단순히 ‘싼 주식’을 매수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지배구조가 바뀌는 나라, 정부와 기업이 같은 방향을 보는 나라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닛케이 225 지수는 5년간 30% 가까이 상승했고, 일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핫 스폿’이 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밸류업이라는 이름 아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코스피의 약세를 방치했습니다. 주가는 기업의 거울입니다.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헛돌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 상법 개정과 기업지배구조 혁신
- 투자자 보호 장치 실질화
- 대주주 이익이 아닌 전체 주주의 권리 확대
- 외국인과 국민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증시 시스템
“신뢰를 담보로 성장하는 시장만이 진짜 밸류업이다.” 버핏은 말을 아끼는 대신, 투자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행동으로 보여줄 때입니다.
